<23년만의 도전>

27살에 공직에 들어와, 나름 뜻한 바 있어 느즈막에 펜을 든지 꼬박 2년이 흘러서야 결실을 봅니다.

어떤 학원, 어떤 강사진을 선택하든 한번 선택했으면 본인을 믿고, 좌고우면 하지 않고  꾸준히 이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학원 저 학원 과목별로 소위 '저명강사'를 좇기보단, 한 학원을 정해 패키지로 공부했던 것이  집중도를 높이고 과목별 진도관리를 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저는 미래를 선택했고,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았습니다. 네 분의 교수님들 너무 훌륭하시고 강의 방법, 열정에 경의를 표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혹 고민을 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미래’를 강력 추천드립니다. 

구체적인 학습 방법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저보다 훨씬 효율적인 방법들을 말씀해 주실 것이고, 또한 교수님들이 지도해주시는 방법만 제대로 따라 하신다면 충분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공부를 하며 본인을 괴롭히는 것들이 한두가지가 아닐 겁니다. 시간과 에너지, 경제적 부담, 주변 환경 등 여건부터 시작해, 공부의 방법, 문제 속에 도사리고 있는 갖은 함정들...  이것들과 철저히 싸워야 합니다. 마지막 볼펜 내려놓을 때까지....누가 대신 싸워주는 게 아니니까요. 

<합격을 위해 넘어야 할 무수히 많은 산들 중, 제가 겪었던, 꼭 말씀리고 싶은 것  한가지가 있습니다>

작년(`20년) 시험에서, 책임근재과목을 아는 데까지 다 쓴 뒤 마지막 한 문제(10점짜리)를 남겨놓고 3분이 남더군요.

이 한 문제를 오롯이 한글자도 안쓰고 그대로 공란으로 비웠습니다. ‘지금까지 푼 것만 해도 충분하다. 몇글자 더 쓴다고 당락이 바뀌진 않을 거다’라 생각하면서 나머지 3분을 머리 휴식에 사용했습니다. 사실은 손도 아프고 머리도 어지러우니 그런 식으로 내심 자기합리화를 한 거죠.  결과는...

평균 0.03점 차이로 떨어졌습니다. 그 3분동안 뭐라도 아는 내용을 한 줄이라도, 배상책임의 기본법리라든지 일반적인 면부책 약관 한두꼭지만 썼더라도 부분점수 1점이라도 받았을 겁니다. 평균 0.25점 올릴 수 있는 점수지요.

뼈에 사무쳤습니다. 두고두고 후회하며 다짐을 했습니다. 다시 공부를 시작하면서도 계속 머리에 맴도는데... 휴...

올해... 90분*4과목 시간 모두를 꼭꼭 채웠습니다. 1초도 남기지 않고...

딱히 더 쓸 내용도 없고 기억도 나지 않는다면, 날라다니는 글씨체를 쪼금이라도 더 읽기 좋게 모양을 고치기라도 해야겠다며 펜을 놓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90분*4과목과 사투를 했습니다.

4교시 자보 ‘시간 다 됐습니다. 펜 내려 놓으세요’라는 말이 들릴 때까지 철저하게 열정을 쏟아부으시기 바랍니다. 공부량도 중요하고 방법도 중요하지만, 시험지에 뭔가를 채워넣는 그 시간이야 말로 그동안의 노력에 정점을 찍는 시간입니다.

시험 당일 90분*4과목은 잘썼다 자만해서도, 못썼다 좌절할 필요도 없습니다. 오로지 마지막 종소리가 들리는 그 순간까지 한 글자라도 더 적어 넣는다는 마인드를.. 꼭 가지십시오.

개인적으로 가장 뼈저리게 느꼈던 부분을 되돌아보고, 시험을 준비하는 분들게 말씀드릴 기회를 얻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하면서

마지막으로...특정 교수님을 거론한다는 게 죄송스럽지만... 정원석 교수님, 강효선 교수님.. 정말정말 감사드립니다..